원행화 2012. 11. 8. 20:20

자비와연꽃향기 


 

    
     관음보살님께 마음을 바치나니 
    
      ■ 수리수리마하수리수수리사바하 갓 출가한 동자승은 못 외워도 10년지기 한국불자라면 누구나 외운다는 <천수경>, 그 경전의 첫 머리는 아주 이국적으로 시작한다. 그 주문을 듣거나 외고 있자면 터번을 쓴 채 피리로 뱀을 부리는 아라비안마술사가 연상되는 것은 비단 엄마 손을 잡고 멋모른 채 절에 따라온 어린 불자의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얼마 전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이 진언에 대해 얼핏 언급이 있었는데, 지금은 국내에서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따> 번역에 전념하고 있는 그에게 다시 한 번 그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에 정리된 내용 가운데 하나를 골라 다음과 같이 정리해서 이메일로 보내며 그 원뜻을 청한 적이 있었다. “(前略) ‘수리’는 좋다 또는 깨끗하다는 뜻의 형용사이며, ‘마하수리’는 크다는 의미의 ‘mah쮄’가 붙어서 크게 좋다거나 깨끗하다는 뜻을, ‘수수리’는 훌륭하다는 의미의 ‘su’가 붙어서 묘하게 좋다 또는 묘하게 깨끗하다는 뜻을 가진다. 그리고 ‘사바하’는 수(훌륭히)와 아하(말하다)가 결합된 것으로서 ‘말한 바가 잘 이루어지이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전체적인 의미는 ‘깨끗하고 깨끗하다, 참으로 깨끗하도다. 그렇게 깨끗하니 원하던 바가 다 이루어지이다’가 된다. (後略)” 쉬리쉬리 마하쉬리 수쉬리 스와하(s´r?s´r?mah쮄s´r? sus´r?sv쮄h쮄) 아니나 다를까, 득달같이 회신이 날아왔다. 그 것도 평소보다 곱절이나 빨리. “(前略) 고칠게 하나도 없습니다. 맞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천수다라니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의 이름은 관세음보살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 관세음보살의 다른 이름들은 모두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거나 신들의 화신을 일컫는 이름들입니다. 불교가 힌두교의 신들을 빌려옴으로써 힌두교도들을 교화시키려는 포용책으로 보입니다. ‘쉬리’가 빛나다는 뜻이 없진 않지만 여기서 쉬리는 부와 명예를 관장하는 여신 락쉬미(laks.m?)의 다른 이름이자 위쉬누(vis.n.u)의 배우자 이름인데, <천수경>에 등장할 때의 쉬리는 그 여신이 불교에 들어와 형성된 관세음보살의 다른 호칭입니다. ‘마하쉬리’는 락쉬미가 위쉬누의 아내로서가 아닌 인간들에게 복을 듬뿍 나눠주는 독립된 여신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강할 때 부르는 이름입니다. 따라서 대관음보살쯤 되겠지요. ‘수쉬리’는 수승하신 관음보살일테고요. 더 심각한 오류는 ‘스와하’에 있습니다. 스와하는 ‘수(잘)아하(말하다)’가 아니라 그야말로 스와하 그대로일 뿐입니다. 스와하는 베다에서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며 찬탄의 만뜨라를 읊조릴 때 그 끝머리에 일컫는 일종의 성스러운 소리입니다. 좀 부드럽게 해석하자면 ‘영예롭고 영예로운 대관음보살님, 수승하신 관음보살님께 마음을 바치나이다!’ 정도의 뜻일 것입니다. (後略)” 관목주(灌沐呪)와 해우주(解憂呪) 물론 여타의 기존 번역 가운데는 그 원뜻이란 것을 헤아린 것도 없진 않으니, 다만 경전을 번역하는 자신들의 관점에 따라 ‘쉬리’를 문수보살로 보아 문수보살을 찬탄하는 진언으로 여기는 등의 차이가 있다. 어차피 모든 것이 애초부터 무엇인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것에서 시작된 것일 뿐이니, 이 진언을 ‘구업주’로 쓰거나 목욕 때 ‘관목주’로 사용하거나 심지어 뒷간에서 ‘해우주’로 쓴들 어찌 틀리다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 원뜻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는 바르게 알았으면 하는 마음일 뿐이다. 봉선사 범어편집실장.인도 유학중 [불교신문 2699호/ 3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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